Seoul 16.12.2020

한국 가전 소비자의 구매 행동을 이해하기 위한 몇 가지 숫자들

기업의 마켓 인텔리전스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해당 카테고리의 시장 규모와 성장성을 파악하고 적절한 목표 세그먼트를 선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여기에 가장 중요한 바탕이 되는 것은 계속 진화하고 있는 시장의 소비자 특성을 올바르게 파악하는 것이다.

여기에 기본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수치들을 GfK FutureBuy Report 2020에서 찾아보았다.

한국인은 어떤 종류의 제품들을 구매했을까?

아래의 도표는 GfK에서 매년 25여 개 국에 19개 카테고리 소비자의 쇼핑 행동의 변화를 추적 조사하는 GfK FutureBuy 2020의 조사 결과로, 대상자에게 과거 6개월 동안 쇼핑한 품목을 물은 결과이다 (조사 기간: 2020년 2~4월).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것처럼 쇼핑 주기가 짧은 의류/패션이 응답률 66%, 포장 식품/음료가 63%로 높게 나왔고, 다른 소비재 제품들이 그 뒤 순위를 차지했다.

GfK FutureBuy 2020 - 지난 6개월 동안 구매한 제품

반면, 주요 가전제품을 나타내는 소형가전, 대형가전, TV의 경우는 각각 28%, 17%, 10%로, 이들 세 가지 카테고리 중에서는 소형가전의 구매율이 과거 6개월간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대형가전, TV는 가전제품 가운데 가장 구매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소비자 관여도와 제품 주기 특성과도 일치하는 결과이다.

가장 구매율이 높았던 소형가전은 어디서 주로 구매했을까?

코로나 영향으로 인해 온라인을 통한 구매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일이겠지만, 한국의 경우 다른 나라와 비교하였을 때 어느 정도일까?

아래의 도표를 보면, ‘오직 온라인을 통해서만 소형 가전을 구매한다’는 소비자가 전체 중 무려 48%로 거의 절반에 이름을 알 수 있다. 반면, 세계 평균 31%, 아시아 평균 35%, 유럽 32%와 비교하면 모두 10%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어서, 한국의 우수한 이커머스 인프라와 온라인에 익숙한 한국 소비자의 특성을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매우 높은 온라인 쇼핑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중국이 44%인 것에 비교해 볼 때도 상당히 높은 수치임을 알 수 있다.

GfK FutureBuy 2020 - 소형가전 구매 경로

소형가전 소비자의 주요 연령대는?

GfK FutureBuy 2020 - 소형가전 소비자의 세대별 구매 경로

위의 도표는 소형가전을 구매한 소비자를 굵직굵직한 연령대로 구분해본 결과이다. 2000년대에 태어난 비교적 어린 구매층의 소형가전 채널별 선호도는 의외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골고루 사용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둘 다 이용 : 44%). 온라인을 기본으로 하지만, 오프라인도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흥미로운 점은 소형가전에서는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동시에 이용하는 비율은 점차 줄어든다는 점이다 (대형 가전 역시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물론 카테고리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IT 혁명 이후 태어난 세대에게 온라인은 이미 오프라인과 연결된 하나의 세상으로 인지하는 반면, 이전 세대들은 온라인을 오프라인의 대체적 성격으로 바라본다는 흥미로운 견해가 일견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소비자는 스마트폰 쇼핑 중에 어떤 행동을 할까?

가전 카테고리에 있어서 온라인의 중요성이 갈수록 더해지는 만큼, 그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구매되는 비중 역시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GfK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불과 10년 전만 해도 홈쇼핑 라이브 판매 중, 전화를 통한 주문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반면, 오늘날에는 스마트폰 앱을 통한 구매 비중이 70-9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는 홈쇼핑사의 모바일 앱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적인 정책에 의한 것이지만(전화 대비 높은 앱 쿠폰율 등), 이 또한 시장의 한 흐름으로 본다면 오늘날 온라인=모바일이라는 등식이 결코 낯설지만은 않다.

이러한 중요성을 지닌 모바일 쇼핑객들은 소형 가전제품을 구입 시 과연 어떤 행동들을 할까?

GfK FutureBuy 2020 - 소형가전 소비자의 스마트폰 쇼핑 중 활동

위의 도표에서와 같이, “가격비교”가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70%의 응답자들이 모바일 쇼핑 시에 가격 비교를 하겠다고 응답했다. 이는 글로벌 평균 수치인 53%와 비교해 볼 때 15%p 이상 높은 수치로, 한국 모바일 쇼핑객들이 가격에 상당히 민감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뒤이어 “상품 정보 검색”, 세 번째로 “쿠폰 찾기” 활동으로 나타났다. 그 이하의 순위로 “상품 평점 매기기”가 37%로 낮지 않은 순위로 나왔는데, 이는 모바일 앱 또는 웹페이지 상의 상품 진열, 가격 및 할인 혜택 등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마케팅 활동 외에, 이커머스 채널들의 유인책도 한 원인이겠지만 한국의 소비자들이 구매 이후 피드백 단계에 얼마나 활발히 참여하고 있는지 잘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매우 간결하나마 소비자에 대한 여러 가지 조사 결과들을 국가별/세대별로 살펴보았다. 비록 전수는 아니라고 할지라도 이러한 소비자의 행동을 정량화된 샘플 조사를 통해서라도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그리고 단면적으로 살펴보는 것보다 이를 계속 추적해 본다면 소비자들의 행동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미래에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지, 그렇다면 우리 회사의 고객은 어떻게 변화할 것이고, 우리 회사의 전략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어떤 조사 방식이 되었든 내 고객에 대한 이해는, 항상 제한될 수밖에 없는 마케팅 자원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한 핵심 활동의 우선순위를 매기고, 마케터가 목표로 하는 잠재 고객에게 보다 정교하게 다가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GfK Korea Market Insight 팀